소설들 보관자료/나락의 끝에서 보는 것

나락의 끝에서 보는 것 / 프롤로그 #3

Kinesis 2009. 7. 14. 17:53

 한 없이 나약한 존재 인간.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 처럼 헤어나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 나락의 수렁에 몸을 던진다.

 그 누가 인간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하던가. 누가 그리 말하던가…


 태초에 신이 있었다 하더라.
 그 신은 흙으로서 사람을 빚고 숨결로서 생명을 불어 넣었다 하더라.
 또한 기적을 일으키고 신에 가까운 모습으로서 죄를 그리고 용서를 부여하고 삶을 살게 했다 하더라.

 자 그럼 당신에게 묻는다.
 지금, 신은 당신의 부름에 응하는가?
 지금, 당신의 눈가에 흐르는 붉은 핏물은 무엇인가.
 당신은 지금 왜 무엇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가………



─ 전편 마지막 부분 이야기 ─

 "왜 그래… 웃어야지… 이렇게 돌아가면 엄마가 걱정하잖아… 걱정시켜선 안된단 말야… 웃어야지… 응?… 웃어… 웃으라구…"

 아이는 자기 자신에게 타이르듯 흔들리는 그네 위에서 웃는 표정을 만들어 보이며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무엇이 이 아이에게 그토록 힘들게 만들었을까? 아이는 단지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기 싫다는 이유로 혼자 웃음을 만든다. 그리고 얼굴에 표정이 자연스러워 졌을때 아이는 다시 가방을 챙겨들고 집으로 향한다.

 해는… 황혼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학교의 운동장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서 가득채워 져 있었다.

  "에헴 에헴.. 마이크 테스트.. 아, 친애하는 학생여러분 그리고 학부모 여러분 오늘은 저희 학교의 행사로서……"

 매번 있는 일이지만, 행사가 시작되면 행사를 주최하는 주최자와 진행자는 그 행사를 꾸미기 위해 있는 말 없는 말을 더 붙여 늘여놓아 끝이 없는 일장연설을 시작한다. 이는 저 먼 지방의 시골 이장의 방송과도 닮지 않았을까? 하지만 말하는 사람과는 달리 긴 말은 듣는 사람에게는 지루한 자장가가 되기 쉬운 법.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행사의 주최자는 전달 되지도 않을 말을 열심히 잇는다.

 "아하암~ 언제 끝나는거야"
 "엄마~ 길어~~"
 "쉿. 조용히 해 그러다 들릴라"

 조용한 침묵은 15분을 경과하지 못하고 작은 속삭임들은 옅게 퍼져나갈때 쯤. 길었던 일장연설은 끝이나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된다.

 -땅!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화약총의 총성음.

 "뛰어 뛰어!!"
 "아! 아야 너, 넘어진다!"
 "우앙~! 엄마!! 아파!!"

 여기저기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뛰는 아이들, 발이 걸려 넘어지는 하지만 주변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아이들, 그리고 다쳐서 우는 아이들 행사는 분주하고 또 시끄러웠다. 이러한 소란 속에서도 즐거움이란 기분 만큼은 모두의 가슴속을 채워나갔다. 이러한 날 만큼은 생각따위는 집어 치우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사소한 잘못 따위는 용서 받을 수 있는 날인 것이다.

 "던져 던져! 마구 던져! 뭐든 좋다! 먼저 터트리는 팀이 이기는거다! 이봐 거기 지지하는팀! 재대로 지탱하라고! 넘어지면 가만 두지 않아!"
 "청팀에게 지지 마! 우리 백팀이 이긴다! 모두 던져!"
 "무슨 소리 우리가 이길꺼야. 다 힘내!"

 높이 매달려 있는 커다란 박을 터트리는 놀이. 담당의 선생은 왼손에 확장기를 들고 열기를 부추기에 바쁘다. 그러면서도 박이 매달린 봉을 지지하고 있는 선생들이 있는 쪽에 정신차리라고 주의를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학생들은 청 백 으로 나뉘어져서 서로 자신들이 이기겠다며 작은 몸으로 열의를 불사른다.

 -땅!

 모든 행사 시간이 흘러 끝을 알리는 화약총성이 울렸다.

 "누적된 점수에 의하여 이번 행사의 승리는 백팀의 승!"

 여기저기 구석구석에 조차 스피커에 의해 진행자의 승리자 선언이 운동장과 학교 주변으로 울려 퍼지고 이긴 팀의 아이들의 함성 소리는 크고 넓게 울려 퍼진다. 아이들의 학부모는 승패와는 관계 없이 즐거웠다는 듯이 웃음과 온화한 미소로서 자신들의 아이들을 칭찬하고 또 격려했다.

 "끝났네…"

 운동장의 한 켠. 행사 도중 웃기는 했을까 라고 생각 될 만큼 표정이 사라져 있는 작은 아이가 부모도 없이 홀로 앉아 있었다.

 "역시… 오라고 할걸 그랬을까?… 아냐…... 놀림만 받았겠지……. 이걸로 된거야…"

 작은 아이는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하고 있었다.



 "내일 학교 행사가 있다며? 엄마도 가서 응원해줄까?"
 "응… 아니… 안와두 돼. 괜찮아 오지마. 엄마는 일하고 있어 나 혼자 잘 갔다올게"

 아이가 말하지 않았던 행사 이야기. 아이의 어머니는 그 소식을 어디서 들었을까? 아이는 모른다. 단지 안와도 된다고만 이야기 할뿐

 "왜? 엄마가 가서 응원해줘두 돼. 하루정도는 괜찮아"
 "아냐 괜찮다고! 괜찮으니까 안와두 된다고!"

 아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같으리라. 생계를 위한 일 조차 하루쯤은 버려두고서라도 자기 자식을 위해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을. 하지만 아이는 문뜩 고성을 지른다.

 "안와두 돼! 안와두 됀다고! 창피하단 말야! 엄마가... 엄마가... 엄마가 늙어서… 늙어서… 창피하단 말야! 다른 애들 엄마는 다 젊단 말야! 난 왜 그래 난 왜! 왜 맨날 힘들어야해! 다 싫어! 다 싫다고!!!"

 평소에 그렇게도 스스로에게 엄마가 고생하고 있음을 아니 걱정 시키지 말자며 생각하며 또 신경쓰던 아이였더라도 이 순간 만큼은 마음 여린 아이라, 매일 맞던것과 놀림 받던것이 그 여리고 작은 마음에 크디 큰 상처였으리라. 어느세 그 여린 가슴에 아이는 괴롭힘 당하던 괴로움을 놀림 당하던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터트려 버리고는 문을 닫고 집을 나가버렸다.

 터벅. 터벅. 터벅.

 아이가 도착한 곳은 집에서 다소 멀리 떨어진 사람이 얼마 없는 작은 놀이터. 작은 아이는 조그만 그네에 앉아 또 홀로 그네를 움직인다.

 "흑…흑흑…"

 여린 볼가를 타고 투명하게 흐르는 물줄기. 눈물이 아이의 볼을 타고 허벅지 위의 바짓자락을 적신다.

 "엄마… 미안해… 미안해…"

 아이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해는 떨어지고 자정을 넘을 때까지 어둠이 드리워진 골목길을 방황하던 아이. 그 아이는 시간을 두고 집 앞을 배회하다 모든 불이 꺼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가면 엄마한테 사과해야…"

 아이는 어제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행사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아 아 그럼, 행사의 마지막, 이번 행사의 시상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운동장에는 행사 진행자의 멘트가 울리고 있었다.



 3번째 프롤로그. 4번재 프롤로그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여전히 프롤로그가 보여주는 것은 어릴적 아이의 상처.

 본편은 소년 내지는 청년의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이번에선 행사가 이루어 지고 행사가 이루어지기 전날에 있었던 일을 통해 아이가 어느정도 예민해 졌는지를 그려보려했다.
 뭐 그게 잘 표현 됬는지는 아직 개인적으로는 잘 분간이 안가지만…
 일단 프롤로그 3편! (프롤로그를 쩍게쩍게 쓰다보니 편만 늘어나는거 같다?)
 작성 완료~